퇴직 준비 중 나를 다잡아준 책과 콘텐츠 정리
퇴사를 결심하고 나서 가장 먼저 찾아온 감정은 ‘자유’가 아니었다. 오히려 막막함과 불안함, 그리고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당혹감이었다. 회사라는 울타리를 벗어나면 마치 더 넓은 세상이 펼쳐질 줄 알았지만, 실제로는 방향 감각 없이 방 안을 서성이는 내 모습만 있었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정말 퇴사해도 괜찮을까?”, “지금 내가 너무 충동적인 건 아닐까?”라는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나는 무언가에 ‘기댈 말’이 필요했다. 누군가의 위로보다는, 나보다 먼저 비슷한 길을 걸어간 사람의 기록이나 경험, 생각 같은 것들. 그렇게 나는 본격적으로 책과 콘텐츠를 찾기 시작했다. 단지 퇴사나 이직에 대한 정보만을 찾은 것이 아니라, 삶을 어떻게 다시 설계할 것인지, 불안한 시기를 어떻게 지나갈 것인지, 일을 대하는 태도는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 응답해 주는 콘텐츠를 찾았다.
이 글에서는 내가 퇴직 준비 과정에서 반복해서 읽거나, 끝까지 보며 큰 울림을 받았던 책과 영상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단순한 추천을 넘어, 내 감정을 어떻게 붙들었고 어떻게 실행으로 연결했는지에 대한 개인적인 이야기도 함께 나누겠다.
퇴직 준비에 힘이 되었던 책들 – 생각을 정리하고 방향을 세운 시간
가장 먼저 이야기하고 싶은 책은 **『퇴사준비생의 도쿄』**였다. 이 책은 단순한 여행기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퇴사 이후의 삶을 미리 엿보게 해주는 기록이었다. 작가는 퇴사를 앞두고 도쿄의 다양한 공간과 사람들을 만나면서, 일의 본질과 나다움에 대해 사색한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퇴사란 단지 회사를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 삶의 태도를 전환하는 일이라는 걸 깨달았다. 특히 ‘일은 소진이 아니라 생성이어야 한다’는 구절은 퇴직 후에도 오랫동안 마음에 남아 있었다.
또한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라는 책도 나를 붙잡아주었다. 이 책은 사회의 틀에 맞춰 살려고 애쓰는 사람들에게, 나다운 삶의 가치를 되새기게 해주는 에세이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려는 나에게 이 책은 ‘괜찮다’는 신호를 보내주는 따뜻한 목소리 같았다. 퇴직 준비 기간 동안 불안감이 치솟을 때마다 이 책을 다시 펼쳤고, 짧은 한 구절이 내 생각의 중심을 다시 잡아주곤 했다.
마지막으로 큰 영향을 준 책은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합니다』**였다. 이 책은 퇴사 후 내가 해야 할 일을 어떻게 정리하고 추진해야 하는지를 실용적으로 안내해 주었다. 막연한 목표 대신 구체적인 실행 방식을 세워야 할 때, 이 책을 참고해 나만의 루틴과 프로젝트를 설계했다. 정리 정돈, 목표 설정, 시간 관리에 대한 실질적인 팁들이 나에게 생산성 있는 퇴사 준비를 가능하게 해줬다.
힘들 때마다 반복해서 본 영상과 콘텐츠 – 감정을 흔들어준 말들
책 외에도 나는 유튜브나 팟캐스트, TED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섭취했다. 특히 **유튜브 채널 ‘책 읽어주는 남자’**에서 소개하는 짧은 책 요약과 감정 에세이는 퇴사 준비 기간 중 정서적으로 큰 위안을 주었다. 자기 계발서가 주는 무거운 톤이 아니라,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상의 감정들을 솔직하게 다뤄주었고, 거기서 나와 비슷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또 하나 반복해서 본 영상은 스티브 잡스의 스탠퍼드 졸업 연설이다. "You can't connect the dots looking forward; you can only connect them looking backwards."라는 문장은 퇴사를 앞둔 나에게 가장 위로가 되는 말이었다. 지금 이 선택이 어디로 이어질지는 몰라도, 언젠가는 이 모든 점이 연결될 거라는 믿음. 그 믿음이 있기에 나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팟캐스트로는 **‘김하나의 측면돌파’**를 자주 들었다. 다양한 삶을 살아온 사람들의 인터뷰를 통해, ‘일’이라는 개념이 얼마나 다양하고 유연할 수 있는지 깨달았다. 고정된 커리어 경로가 아닌, 삶의 리듬에 따라 직업도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은 나를 편안하게 했다. 그리고 그 다양한 목소리를 들으면서, 나의 불안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통과의례라는 생각이 들었다.
콘텐츠를 읽고 ‘행동’으로 연결되기까지 – 적용의 힘
책이나 콘텐츠는 일시적인 위안으로 끝날 수도 있지만, 나에게는 그 이상이었다. 단지 감정을 달래는 게 아니라, 그 말들을 실제로 나의 루틴과 삶에 녹여냈을 때 비로소 변화가 시작되었다. 예를 들어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합니다』를 참고해 하루의 루틴을 설정했고, 『퇴사준비생의 도쿄』를 보고 나서는 나만의 공간에 의미를 부여하려는 노력을 했다.
특히 스티브 잡스의 연설은 ‘지금은 몰라도 나중엔 연결된다’는 신념을 기반으로 블로그를 시작하게 만들었다. 당시에는 글을 쓰는 것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몰랐지만, 지금은 그 글을 통해 콘텐츠 수익이 생기고 있다. 결국 그 믿음이 없었다면 시작하지 못했을 것이고, 시작하지 않았다면 어떤 결과도 없었을 것이다.
또한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의 영향으로 ‘비교하지 않기’를 생활 속 원칙으로 만들었다. SNS를 보며 다른 사람의 이직 소식이나 성과를 접할 때마다 스스로를 비난하곤 했지만, 지금은 ‘내 페이스대로 간다’는 말을 되뇌며 중심을 잡는다. 단지 콘텐츠를 보는 데서 끝나지 않고, 나의 방식으로 해석하고 삶에 적용하는 것, 그것이 퇴직 준비 중 나를 성장시키는 진짜 원동력이었다.
퇴사 준비를 하는 누구에게나 ‘내 마음을 붙잡아줄 콘텐츠’가 필요하다
퇴사를 결심하고 준비하는 과정은 실질적인 준비도 중요하지만, 감정을 다잡는 일 또한 절대 놓쳐선 안 되는 과제다. 방향이 없는 시기에 가장 위험한 건 외부 요인보다, 내 안에서 스스로를 믿지 못하는 것이다. 나에게 콘텐츠는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스스로를 붙잡아주는 심리적 기둥이었다.
그래서 지금 퇴직 준비를 하고 있다면, 어떤 콘텐츠를 소비하느냐도 전략의 일부로 생각하길 바란다. 무조건 자극적인 정보나, 성공 사례만 찾아볼 필요는 없다. 오히려 나의 리듬과 감정에 맞는 책, 영상, 오디오를 통해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다. 그 안에서 진짜 내 마음을 지지해 주는 문장 하나만 만나도, 불안한 하루를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생긴다.
퇴사란 단지 직장을 그만두는 사건이 아니라,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는 시작이다. 그 과정에서 만난 콘텐츠 하나가, 인생의 방향을 바꾸기도 하고, 오늘 하루를 버틸 수 있는 힘이 되기도 한다. 내게 그러했듯, 지금 이 글을 읽는 누군가에게도 그런 콘텐츠가 한 줄이라도 가닿길 바란다. 퇴사 준비는 생각보다 길고 험하지만, 그 여정을 지지해 주는 콘텐츠가 있다면 절대 혼자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