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준비

퇴직 준비 중 스스로를 보호하는 법 – 비교하지 않는 힘

canada927 2025. 8. 12. 14:24

퇴사를 준비하면서 가장 나를 힘들게 했던 감정은 막연한 불안도, 앞날에 대한 공포도 아니었다. 그보다 더 깊고 지독하게 마음을 흔든 건 다른 사람과의 비교에서 비롯된 자괴감이었다. 나는 내 속도에 맞춰 움직이고 있었지만, SNS에 올라오는 누군가의 이직 소식, 창업 성공담, 프리랜서 수입 공개 같은 게시물을 마주할 때마다 ‘나는 너무 늦은 건 아닐까’, ‘나는 왜 저렇게 하지 못할까’ 하는 생각이 나를 덮쳐왔다.

비교는 아주 사소한 순간에도 스며들었다. 누군가가 자격증 공부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 부업으로 매달 얼마를 번다는 글, 유튜브 시작 두 달 만에 수익을 냈다는 영상까지. 모두가 나보다 빠르고, 똑똑하고, 잘 나가는 것처럼 보였다. 그 순간부터 내 퇴직 준비는 준비가 아닌 자기 검열의 연속이 되었다. 계획을 세워도, 실행해도, 늘 부족하다는 생각이 따라붙었다. 나는 점점 불안해졌고, ‘어떻게 해야 성공할 수 있을까’가 아니라 ‘왜 나는 안 될까’에 더 많은 에너지를 쓰고 있었다.

그때 나는 문득 이렇게 생각했다. 내가 회사를 떠나는 이유는 남을 따라가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나의 방식대로 살기 위한 선택이었다는 것을. 그런데 퇴사를 준비하면서도 여전히 남과 비교하고 있다면, 나는 다시 다른 울타리에 스스로를 가두고 있는 셈이 아닌가. 이 깨달음이 나를 다시 제자리로 이끌었다.

퇴진 준비하면서 나 자신을 믿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비교에서 벗어나는 첫걸음은 나의 기준을 다시 세우는 것

내가 비교에서 벗어나기 위해 가장 먼저 한 일은, 지금의 ‘행동’이 아니라 나의 ‘기준’을 점검하는 일이었다. 왜 나는 남의 속도에 휘둘리는가? 왜 누군가의 성과를 볼 때마다 조급해지는가? 이런 질문을 반복하면서 알게 된 건, 내가 세운 기준이 실제 나에게 맞지 않는 것이었다는 점이다. 다른 사람의 성과는 그 사람의 시간과 배경 속에서 나온 결과였다. 그걸 그대로 나에게 적용하는 건 출발선이 다른 사람들과 같은 시계로 달리겠다는 착각이었다.

그래서 나는 나만의 기준을 다시 만들기 시작했다. 첫 번째는 '하루에 하나라도 내가 설정한 루틴을 지키면 성공'이라는 기준이었다. 이 기준은 내가 매일 스스로를 확인할 수 있는 작은 지표가 되었고, 다른 사람과 비교할 여지를 줄였다. 두 번째는 ‘내가 설정한 방향 안에서만 속도를 측정한다’는 원칙이었다. 예를 들어 글쓰기를 시작했다면, 그 글이 얼마나 읽혔는지가 아니라, 내가 얼마나 꾸준히 썼는가를 기준으로 삼았다.

이렇게 기준을 바꾸자 비교 자체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이제는 남이 아닌 나를 중심으로 판단하게 되었고, 결과보다는 과정에 집중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변화는 감정적으로 훨씬 평온해졌다는 점이다. 예전처럼 SNS를 보며 무너지지 않았고, 스스로의 삶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비교에서 벗어난다는 건 경쟁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진짜 경쟁은 ‘나와의 싸움’이라는 걸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선 남을 의식하는 것이 아니라, 내 속도와 내 방향을 더 정교하게 설정해야 했다.

감정이 흔들릴 때마다 나만의 루틴으로 중심을 잡았다

비교하지 않겠다고 다짐해도, 감정은 여전히 쉽게 흔들렸다. 나보다 빠르게 나아가는 사람들의 소식을 보면 다시 조급함이 올라왔고, 괜히 내가 게으른 건 아닌지 의심이 들기도 했다. 이럴 때 나를 잡아준 건 꾸준히 반복하던 루틴이었다. 아침 글쓰기, 산책, 하루 계획 정리, 저녁 피드백 같은 작은 습관들은 내가 나로 머물 수 있게 해 줬다.

특히 글쓰기는 비교로 인한 감정의 파도를 다스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비교로 인해 흔들리는 감정을 구체적인 단어로 표현하고, 그 원인을 분석하면서 감정을 단지 흘려보내지 않고 ‘이해’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어떤 날은 “나는 왜 저 사람보다 뒤처졌다고 느끼는 걸까?”라는 문장을 시작으로 깊은 자아 성찰이 이어졌고, 그 과정에서 다시금 내 선택의 정당성을 확인하게 되었다.

또한 비교하는 감정이 올라올 때, 나는 일부러 온라인 노출을 줄였다. SNS 사용 시간을 줄이고, 타인의 성과를 무분별하게 소비하지 않도록 정보를 조절했다. 대신 책을 읽거나, 오디오북을 들으며 내 생각의 흐름을 타인의 기준에서 끊어냈다. 이 작은 디지털 디톡스는 내 자존감을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고, 무엇보다 내 삶의 속도에 다시 집중할 수 있게 해 주었다.

감정은 훈련된다고 생각한다. 비교하는 습관도 감정의 습관이다. 나 역시 오랜 시간 그런 감정 속에 익숙해 있었지만, 매일 훈련을 통해 조금씩 벗어날 수 있었다. 지금은 비교의 늪에 빠지는 시간이 줄었고, 빠지더라도 빠르게 빠져나올 수 있게 되었다. 이건 감정 조절이 아니라, 자기 보호의 기술이었다.

비교하지 않는 힘이 진짜 ‘나만의 삶’을 가능하게 해 준다

퇴사 후의 삶은 많은 선택의 연속이다. 어디에 집중할지, 어떤 일에 시간을 쓸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를 매일 결정해야 한다. 그런데 그 선택들이 다른 사람의 기준이나 성공 모델에 의해 결정된다면, 결국 또 다른 구조에 얽매이는 삶이 된다. 나는 퇴사를 통해 ‘자유로운 삶’을 원했지만, 그 자유는 스스로 기준을 세우고 비교하지 않을 때에만 가능했다.

비교하지 않는 삶은 느릴 수 있다. 가시적인 성과가 적을 수도 있고, 주변에서 ‘너는 왜 아직 그 상태냐’는 말을 들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느린 시간 속에서 나만의 속도, 나만의 목표, 나만의 기준이 자란다. 그것이 진짜 자립이며, 자존이다. 남을 부러워하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더 사랑하기 위해서 비교하지 않는 것, 그것이 내가 퇴직 준비 과정에서 가장 값지게 배운 교훈이었다.

퇴사 준비 중인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의심하고, 타인과 비교하며 흔들릴 수 있다. 하지만 꼭 기억했으면 한다. 퇴직이라는 결정을 내렸다는 것 자체가 이미 용기 있는 선택이며, 그 선택을 지켜내는 힘은 남이 아닌 나로부터 온다. 남과 비교하는 순간, 그 용기는 작아지고 만다. 반대로, 비교하지 않고 나를 믿는 순간, 그 용기는 커지고 단단해진다.

지금 당신이 어디쯤 와 있든, 느리게 가고 있든, 멈춘 것처럼 느껴지든 괜찮다. 누구와도 비교하지 않고 오직 나의 방식대로 나아가는 사람만이 결국 ‘자기 삶’을 살게 된다. 그리고 그 삶이야말로 진짜 의미 있는 퇴사의 완성이라고 나는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