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준비

퇴직 준비 중 체득한 시간 관리의 새로운 기준

canada927 2025. 8. 14. 17:34

퇴사 전과 후, 시간의 가치가 달라지다

퇴직을 준비하기 전, 나는 하루를 회사 업무 중심으로 보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출근 준비로 분주했고, 하루의 대부분을 직장에서 보냈다. 저녁이 되면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에 와 단순히 휴식을 취하는 것이 전부였다. 회사의 일정이 곧 나의 일정이었고, 시간 관리라고 해봐야 마감일에 맞춰 일정을 조정하는 정도였다.

그러나 퇴직 준비에 돌입하면서 시간의 개념이 완전히 바뀌었다. 더 이상 정해진 출근 시간과 퇴근 시간이 없는 대신, 나 스스로 하루를 설계해야 했다. 이 자유로움은 동시에 압박이 되었다. 무계획으로 하루를 보내면 금세 시간은 사라지고, 해야 할 일은 쌓여만 갔다. 그때 나는 깨달았다. 퇴직 후의 삶에서는 ‘시간’이 곧 ‘자산’이라는 사실을. 돈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시간을 허투루 쓰는 것은, 지갑에서 돈이 새어 나가는 것과 다름없었다.

특히 퇴직 전에는 회사가 주는 업무량과 일정에 맞춰 살다 보니, 내가 진짜 원하는 일에 시간을 쓰는 훈련이 전혀 되어 있지 않았다. 반면 퇴직 준비를 하면서는 ‘내가 주도적으로 시간을 사용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됐다.

퇴직 준비는 시간관리 싸움이다

하루를 블록으로 나누는 시간 설계법

퇴직 준비 과정에서 가장 먼저 바꾼 것은 하루의 구조였다. 나는 하루를 큰 블록 단위로 나누기 시작했다. 아침 시간은 정보 수집과 계획 수립, 오전에는 집중이 필요한 업무, 오후에는 대외 활동과 네트워킹, 저녁에는 자기계발이나 운동으로 배치했다. 이렇게 시간 블록을 정하니, 해야 할 일에 맞춰 에너지를 배분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퇴직 후 새로운 직업을 준비하거나 창업을 계획하는 경우, 오전 시간에 중요한 프로젝트나 학습을 배치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사람의 집중력은 오전 9시에서 11시 사이가 가장 높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나는 이 시간대에 새로운 기술을 배우거나, 블로그나 포트폴리오에 들어갈 콘텐츠를 제작했다. 반면 오후에는 회의나 외부 미팅, 자료 조사처럼 상대적으로 창의력보다는 꾸준함이 필요한 활동을 배치했다.

실제 나의 하루는 다음과 같았다.

  • 07:00~08:00: 기상 후 명상, 가벼운 스트레칭, 하루 계획 수립
  • 08:00~11:00: 집중 업무 시간(글쓰기, 학습, 프로젝트 설계)
  • 11:00~13:00: 점심 및 가벼운 산책으로 머리 환기
  • 13:00~16:00: 외부 미팅, 자료 조사, 온라인 네트워킹
  • 16:00~18:00: 자기계발(강의 수강, 자격증 공부)
  • 18:00~21:00: 가족과의 시간, 저녁 식사
  • 21:00~23:00: 하루 정리 및 다음 날 준비

이렇게 블록을 나누자, 하루가 ‘시간이 흐르는 대로 흘러가는 날’에서 ‘내가 주도적으로 만드는 날’로 변했다.

우선순위의 재정립과 ‘해야 할 일 줄이기’

퇴직 준비를 하다 보니,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우선순위를 새롭게 정하게 된 것이었다. 직장에 다닐 때는 회사의 요구가 우선이었지만, 이제는 내 인생의 방향과 목표가 기준이 되었다. 그 과정에서 나는 ‘해야 할 일 줄이기’라는 전략을 썼다.

사람들은 퇴직 후에 오히려 더 바빠진다고 말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갑자기 찾아온 자유 속에서 이것저것 시도하다 보면, 정작 중요한 일에 충분한 시간을 쓰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 역시 초반에는 하루에 여러 가지 일을 하려고 했지만, 결국 집중력이 분산되고 성과도 미미했다. 그래서 나는 ‘하루에 반드시 해야 할 핵심 3가지’를 정하고, 나머지는 부차적인 일정으로 분류했다.

예를 들어, 퇴직 준비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재정 계획 수립, 새로운 수입원 마련, 자기계발이다. 이 세 가지를 중심에 두고 나머지는 여유가 있을 때만 진행했다. 처음엔 욕심이 나서 5~6가지 목표를 하루에 배치했지만, 실제로는 절반도 완수하지 못했다. 그래서 ‘하루에 세 가지만 완벽히 끝내자’라는 원칙을 세우니 오히려 성취감이 커졌다.

시간 관리가 삶의 질을 바꾸다

퇴직 준비 과정에서 배운 시간 관리는 단순한 일정 조율이 아니었다. 그것은 ‘어떤 일을 하며 살 것인가’를 결정하는 철학과도 같았다. 내가 원하는 삶의 방향을 설정하고, 그 방향에 맞춰 하루하루를 설계하는 것. 이 과정이 쌓이니, 퇴직 후의 삶에 대한 불안이 줄고 자신감이 생겼다.

특히 ‘자기 시간의 주인이 되는 법’을 배운 것이 가장 큰 수확이었다. 회사에서는 시간의 주인이 상사나 조직이었지만, 이제는 내가 스스로 책임을 지고 선택해야 했다. 이 책임감이 처음에는 무겁게 느껴졌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유로움으로 변했다.

퇴직 준비 중 체득한 시간 관리의 새로운 기준은 지금도 나의 삶을 지탱하는 기둥이다. 만약 퇴사를 고민하고 있다면, 단순히 돈과 직업 문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지도 미리 설계해보길 권한다. 돈은 다시 벌 수 있지만, 시간은 절대 되돌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시간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퇴직 후의 삶의 질이 결정된다는 사실을, 나는 온몸으로 경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