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준비와 함께 시작한 나만의 사이드 프로젝트 이야기
퇴직을 준비하는 동안, 나는 자연스럽게 나의 다음 단계를 상상하게 되었다. 단순히 회사를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 그 이후의 삶을 어떤 방향으로 설계할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처음에는 이직이나 잠시 휴식을 고려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머릿속에 떠오른 건 늘 같았다. ‘나는 언제까지 남의 일을 해줘야 하지?’, ‘내 이름을 걸고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라는 질문이었다. 그렇게 퇴직과 함께 나만의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지하게 준비하게 되었다.
사실 퇴사 전에도 여러 번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도했었다. 블로그 운영, 콘텐츠 제작, 온라인 마켓 등 다양한 형태로 몇 가지를 시작해 봤지만 회사 일에 치이다 보면 늘 흐지부지 끝나기 일쑤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퇴직이 가까워질수록 내가 주도권을 가진 일, 내가 좋아서 할 수 있는 일, 그리고 언젠가는 주 수입원이 될 수 있는 일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강해졌다. 그래서 퇴사 3개월 전부터는 일과 외 시간 대부분을 내가 정한 한 가지 프로젝트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바로 ‘퇴사 후 1인 브랜딩을 위한 글쓰기 프로젝트’였다.
나는 매일 출퇴근 전 1시간씩 시간을 정해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했고, 그 주제는 ‘퇴직 준비 과정에서 겪는 현실적인 이야기’였다. 처음엔 방문자도 거의 없었고, 글 하나 쓰는 데 몇 시간이 걸릴 만큼 어설펐다. 하지만 일주일, 한 달, 두 달이 지나자 글의 반응이 오기 시작했고, 검색 유입도 꾸준히 늘어났다. 이 흐름 속에서 나는 단순히 글을 쓰는 게 아니라, 나만의 경험을 기반으로 누군가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체감했다. 이때부터 사이드 프로젝트가 단순한 취미가 아닌 진짜 ‘다음 커리어’가 될 수도 있겠다는 가능성이 보였다.
사이드 프로젝트는 퇴직 준비의 연장선이었다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하자, 퇴직 준비라는 과정 자체가 단순한 종료가 아니라 새로운 시작의 연습처럼 느껴졌다. 나는 글쓰기를 단순한 콘텐츠 생산으로만 보지 않았고, 이 활동을 통해 내 안에 축적된 경험과 생각을 외부로 꺼내고 재정리하는 작업이라고 여겼다. 특히 내가 겪고 있는 퇴사 준비 과정, 직장 내에서의 고민, 경제적 불안, 그리고 심리적 흔들림까지도 솔직하게 적다 보니, 나 스스로도 내 상태를 점검할 수 있었다. 이 과정은 멘탈 관리에도 큰 도움이 되었고, 내가 퇴사 후 방향을 잃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자연스럽게 콘텐츠를 재배포할 플랫폼도 고민하게 되었다. 블로그 글 외에도 인스타그램에 요약 콘텐츠를 만들고, 퇴사 준비에 도움이 되는 체크리스트를 PDF로 정리해 이메일 구독자에게 배포하기 시작했다. 이런 흐름은 다시 내게 동기 부여가 되었고, 퇴직 전까지 ‘사이드 프로젝트 정기 운영’이라는 목표를 명확하게 세우는 계기가 되었다. 실제로 퇴사 직전에는 블로그를 통해 구글 애드센스 승인을 받았고, 월 5~10만 원 정도의 수입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비록 큰 금액은 아니었지만, 내 이름으로 만든 콘텐츠에서 수익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가 굉장히 의미 있게 다가왔다.
이러한 경험은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었다. 사이드 프로젝트를 통해 나는 ‘나도 혼자서 뭔가를 기획하고 운영할 수 있다’는 자존감을 되찾았고, 퇴사 이후에도 멈추지 않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 퇴직 준비와 사이드 프로젝트는 결코 따로 움직인 게 아니라, 서로를 강화시키는 쌍방의 흐름이었다. 실제로 나는 퇴사 후에도 이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한 온라인 클래스와 소책자 발간을 기획하고 있다.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며 마주한 현실적인 도전들
물론 사이드 프로젝트가 마냥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직장을 병행하면서 프로젝트를 지속한다는 건 체력적으로나 시간적으로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퇴근 후 노트북 앞에 앉는 일이 고통스럽게 느껴질 때도 있었고, 처음에는 ‘이걸 해서 뭐가 달라질까’라는 회의감이 들기도 했다. 특히 결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는 초반에는 매일 내가 선택한 길이 맞는지를 스스로 묻는 일이 반복됐다. 이럴 때마다 나는 목표를 작게 나누고, 하루 한 줄이라도 쓰자는 식으로 기준을 낮췄다. 완벽하게 하는 것보다 ‘계속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걸 이때 배웠다.
기술적인 문제도 종종 걸림돌이 되었다. 예를 들어, 블로그에 삽입한 애드센스 코드 오류나, 방문자 수 증가에 따른 서버 반응 속도 저하 문제 등은 예상하지 못했던 기술적 이슈였다. 나는 그럴 때마다 유튜브나 커뮤니티를 뒤져가며 직접 해결했고, 이 과정이 하나하나 내 역량이 되어갔다. 사이드 프로젝트의 장점은 이런 ‘불편함’을 스스로 해결하며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직장에서는 누군가가 문제를 처리해 주지만, 나만의 프로젝트에서는 모든 판단과 책임이 온전히 내 몫이었다. 그래서 더 진지하게 고민했고, 더 열심히 배우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자 내 프로젝트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자연스럽게 내가 겪은 시행착오를 알려달라는 메시지도 받게 되었다. 나는 그 질문들에 성실히 답변하며, 그것 자체를 또 하나의 콘텐츠로 정리했다. 누군가에게는 퇴직과 사이드 프로젝트라는 키워드가 두려움이지만, 나에게는 그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의미 있는 ‘변화의 장’이었다.
사이드 프로젝트가 내 미래를 다시 설계하게 만들었다
퇴직 후, 사이드 프로젝트는 나의 일상이자 나의 커리어 중심축이 되었다. 이전에는 정해진 조직과 정해진 루틴 속에서만 내 가치를 증명해야 했다면, 이제는 내가 만든 흐름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가고 있다. 물론 지금도 이 일이 내 전업 수입원이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를 통해 나는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성장하고 싶은지 훨씬 더 명확하게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 사이드 프로젝트는 퇴직 이후의 나를 공백이 아니라 '진행형'의 상태로 만들어주었다는 점에서 매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지금은 내가 쓴 글을 정리해 전자책으로 출간할 계획도 세우고 있고, 프로젝트를 확장해 관련 워크숍이나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것도 구상하고 있다. 사이드 프로젝트가 커리어가 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확실한 건 ‘회사 없이도 나만의 일을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믿음은 퇴사 후 흔들리지 않기 위한 가장 강력한 자산이 되었다.
누구나 퇴직을 준비하면서 막막함과 불안을 느낀다. 하지만 그 시간을 활용해 사이드 프로젝트라는 작은 씨앗을 심어두면, 나중에 그것이 새로운 커리어의 시작이 될 수 있다. 나는 지금도 그 씨앗을 키우는 중이며, 언젠가는 그 씨앗이 열매가 되어 줄 것이라는 믿음으로 매일 나만의 일을 계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