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을 결심하는 건 꽤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하지만 진짜 두려움은 사직서를 낸 이후에 찾아왔다. 퇴사를 결심한 그날 밤, 침대에 누워서 현실적인 계산을 해봤다. 매달 나가는 고정지출, 보험료, 월세, 통신비, 식비, 부모님께 드리는 용돈까지. 그리고 입금될 예정인 수입은 ‘0원’. 그 숫자를 보자마자 머릿속이 하얘졌다. 월급이라는 고정 수입이 사라진다는 사실이 이렇게도 위협적으로 다가올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회사에 다니는 동안에는 매달 일정 금액이 통장에 들어온다는 확신이 있었다. 그래서 가끔 소비가 과해도, 다음 월급날이 다가오면 마음이 편해졌다. 그런데 퇴직 이후에는 그 믿음이 무너졌다. 아무리 준비하고 계획해도, ‘앞으로 얼마 동안 무수입 상태가 지속될까’라는 불안은 끊임없이 따라다녔다. 단순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