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을 고민하던 어느 날, 믿을 만한 지인 한 명에게 처음으로 내 생각을 털어놓았다. 단순히 말로 정리해보고 싶었을 뿐인데, 그 대화 이후부터 예상하지 못한 반응들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요즘 다 그런 생각해”, “좀 더 버텨봐”, “지금 그만두면 후회할걸?” 같은 말이 우르르 쏟아졌다. 한 사람의 고민 고백은 곧 수많은 사람들의 조언과 충고를 불러왔다.처음에는 이런 조언들이 나에게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다양한 시각에서 내 결정을 점검해 볼 수 있겠다는 기대도 있었고, 무엇보다 누군가 내 이야기에 반응해 준다는 사실 자체가 위안이 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점점 혼란스러워졌다. 어떤 말은 공감이 되었지만, 어떤 말은 마치 내 선택을 부정당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진심으로 해주는 말이라..